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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미량 금속 '리튬(lithium)'이 뇌 기능, 손상된 기억력, 알츠하이머 진행을 되돌릴 수 있다?

docall 2025. 8. 23. 12:25

리튬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까?

최근 하버드 의대 연구팀의 흥미로운 결과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뇌 속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극미량의 리튬(lithium) 이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막고, 심지어 손상된 기억력까지 회복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된 것이다.

 


뇌에도 리튬이 있나?

그렇다. 사후 기증받은 사람의 뇌 조직을 분석해 보니 건강한 사람의 뇌에는 일정 수준의 리튬이 존재했다. 그런데 가벼운 인지 장애가 시작되면 리튬이 줄어들었고, 알츠하이머가 진행된 뇌에서는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

 

 

 


리튬이 줄어들면 무슨 일이 생기나?

연구에 따르면 리튬이 부족하면 기억력이 떨어지고, 알츠하이머의 특징인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단백질 엉킴이 심해진다. 이는 뇌세포 손상과 기억력 저하를 가속화하는 주요 원인이다.


실험으로도 증명됐나?

네. 쥐에게 리튬이 거의 없는 식이를 제공하자 기억력이 감소하고 치매 증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에게 리튬 오로테이트를 아주 적은 양 투여하자, 놀랍게도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줄고 기억력이 젊은 개체 수준으로 회복됐다.

 


리튬은 원래 어떤 용도로 쓰였나?

리튬은 19세기부터 기분 개선 보조제로 사용되었고, 1970년대 이후에는 양극성 장애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아 지금도 정신의학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그럼 지금부터 리튬 보충제를 먹으면 될까?

아직은 아니다. 리튬은 치료 효과가 있는 농도와 독성이 나타나는 농도 사이의 간격이 매우 좁다. 과량 섭취 시 신장과 갑상선 손상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연구팀 역시 지금 단계에서 리튬 보충제를 임의로 복용하는 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리튬을 섭취할 방법은?

리튬은 사실 미량원소로서 우리가 매일 먹고 마시는 음식과 물에 소량 들어 있다. 약리적 용량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수준의 섭취는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곡류: 현미, 보리, 귀리 등 전곡류 식품에 미량 리튬이 포함되어 있다.
- 채소: 감자, 상추, 양배추, 토마토 같은 채소에서도 검출된다.
- 과일: 바나나, 사과 등 일부 과일에 소량 들어 있다.
- 해산물: 해조류, 조개류 등 바다 식품에도 리튬이 포함된다.
- 음용수: 특히 지하수, 광천수, 일부 지역의 수돗물에는 자연적인 리튬 농도가 포함돼 있다. (실제로 식수 속 리튬 농도가 높은 지역에서 자살률이 낮다는 역학 연구 결과도 있다.)

즉, 균형 잡힌 식단과 충분한 수분 섭취가 가장 자연스럽고 안전한 리튬 보충 방법이다.

 

 


앞으로 전망은?

이번 연구는 뇌 속 리튬이 알츠하이머의 주요 병리를 직접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다만 현재는 동물 실험과 사후 분석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되어야 한다. 그 과정이 성공한다면 리튬은 치매 예방과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다.


뇌 속에 존재하는 미량의 리튬은 단순한 원소가 아니라, 기억력과 뇌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열쇠일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연구 단계이므로, 보충제를 임의로 복용하는 대신 앞으로의 임상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