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동시에 냉동고에 넣는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요?
결론은 '뜨거운 물이 더 빨리 언다.'입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차가운 물이 더 빨리 얼 것 같지만 어떤 특정 조건에서 뜨거운 물이 더 빨리 어는 신기한 현상이 일어난답니다.
어떤 분의 설명을 살펴보면 "뜨거운 물이 빨리 증발하면서 열을 빼앗기고 물의 양도 줄어 더 빨리 얼게 된다."
"땀이 증발할 때 우리 몸에 열을 빼앗아 가는 원리와 같다." 이렇게 설명한 것을 보았는데요. 틀렸다고 말할 수도 없고 정답이라고 말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현상은 아직 명확하게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현상은 1963년 탄자니아 ‘에라스토 음펨바’의 예상치 못한 발견이었습니다.
학교에서 우유와 설탕을 끓인 후 얼려서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실습에서 빨리 실험을 하고 싶은 마음에 식혀서 냉동실에 넣으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뜨거운 상태로 냉장고에 넣었는데요.
중간에 상태를 보려고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다른 학생이 식혀서 넣은 것보다 뜨거운 상태로 넣은 자신의 것이 더 빨리 얼어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것이죠.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자신의 이러한 경험을 강연하러 온 물리학자 ‘데니스 오스본’에게 질문을 하게 되고, 이러한 인연으로 음펨바와 오스본이 공동 연구하게 되었답니다.
이때 '음펨바 효과'가 탄생하게 됩니다.
음펨바 효과는 아직도 어려운 지식이 필요하고 명쾌한 답을 내릴 수 없는 이론입니다.
가장 최근의 설명방법을 하나 소개하자면 ‘복잡계 물리학적 접근’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말로 번역해서 그런지 뭔가 부자연스럽긴 한데요.
물리계의 변화를 오랜 시간 동안 아주 천천히 변화하는 현상을 물리학에서는 ‘준 정적 과정’이라고 하는데요.
보통 유체를 설명할 때 ‘준 정적 과정’이라는 것으로 설명합니다. 우리가 과학상식으로 인식하는 모든 것들이 이 ‘준 정적 과정’으로 수집된 자료랍니다.
즉, 음펨바 효과가 상식에 어긋나 보이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복잡계 물리학의 주장입니다.
갑자기 뜨거운 물을 냉장고에 넣으면 물분자 간의 거리에 따른 열대류 등 많은 요인이 등장하기 때문에 이 현상을 단순한 모형으로 제시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간단한 예로 ‘일기예보’를 들 수 있는데요. 첨단과학을 보유하고 있어도 내일 날씨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아직도 불가능하죠.
음펨바 효과도 복잡계 물리학의 요소가 있어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초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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