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예상치 못한 발표가 하나 나왔다.
세계 최초로 사막 한가운데서 토륨 기반 용융염 원자로 실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었다.
물 한 방울 없는 고비사막에서 원전을 가동했다는 점 때문에 세계가 크게 놀랐다.
우라늄 원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 "토륨 원자"로가 무엇이고, 왜 중요하며, 기존 원전과 무엇이 다른지 정리해본다.
■ 토륨이란 무엇인가?
토륨(Thorium)은 원자번호 90번에 해당하는 은회색의 방사성 금속으로, 자연계에서 비교적 흔하게 발견되는 원소다.
지각에 존재하는 양만 놓고 보면 우라늄보다도 더 풍부하며, 주로 일메나이트나 모나자이트 같은 광물 속에서 산출된다.
토륨은 기본적으로 약한 방사성을 지닌 금속이지만, 안정성이 높고 열적 성질이 뛰어나 미래 에너지 자원으로 꾸준히 주목받아 왔다. 특히 핵분열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어, 우라늄을 대체할 차세대 원자력 연료로 평가받고 있다.

■ 토륨 원자로가 뭐가 그렇게 대단한가?
우리가 익숙한 원전은 대부분 우라늄(특히 U-235)을 연료로 쓰고 물을 냉각제로 쓴다. 그런데 이 구조는 양날의 검이다.
✔ 핵무기 제조가 가능하다.
✔ 고압 운전(150기압 이상)으로 안전성 부담이 크다.
✔ 폐기물 방사능이 10만 년간 남는다.
✔ 농축 우라늄을 미국·러시아 등 극소수 국가에서만 공급한다.
반면 토륨 원자로(토륨-용융염 원자로) 는 아예 체계가 다르다.
✔ 토륨은 자연 상태 그대로 사용 가능하다. 핵무기 생산에 불리해 확산 위험이 낮다.
✔ 폐기물 양이 훨씬 적고 반감기도 짧다. 고준위 폐기물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 석탄 350만 톤을 태운 에너지와 맞먹는다고 미국 에너지부가 평가했을 정도로 연료 효율이 말도 안 되게 높다. (토륨 1톤 = 우라늄 200톤)
✔ 지구에 널리고 널린 자원이다. 우라늄보다 3~4배 많이 매장돼 있고 ‘모래’에도 섞여 있다. 우리나라도 히토류 모래(모나자이트)에서 꽤 많이 나온다.
이 정도면 왜 세계가 열광하는지 알 만하다.

■ 중국이 사막에서 원전을 돌릴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용융염’
토륨 원자로는 냉각수로 물 대신 녹인 소금(용융염)을 사용한다. 이것은 기존 원전 문제를 거의 해결한다.
✔ 용융염은 끓지 않는다 → 고압이 필요 없음
후쿠시마 같은 수소폭발 위험이 원천적으로 줄어든다.
✔ 용융염은 열전도 효율이 매우 높다 → 열안정성이 뛰어남
전기가 끊겨도 자동으로 굳으면서 스스로 반응을 멈춘다.
✔ 물이 필요 없다 → 사막에서도 설치 가능
중국이 일부러 고비사막에 지은 이유다.
이 부분이 기존 원자로와의 결정적 차이이자 중국이 강조하는 기술력이다.

■ 토륨이 실제로 ‘우라늄’으로 변한다?
토륨은 자연상태에선 핵분열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성자’를 하나 맞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며 마지막에 우라늄-233(U-233) 으로 변한다.
이 U-233이 바로 핵분열을 적극적으로 일으키는 연료다.
재미있게도 U-233은 기존 원전의 U-235보다 더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낸다.
■ 왜 처음부터 토륨을 원전으로 사용하지 않았을까?
토륨 기술은 60년 전에도 이미 존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라늄이 채택된 이유는 단 하나다.
우라늄은 핵무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 (냉전 시대 군사적 목적)
토륨은 핵폭탄 생산에 부적합했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결국 군사적 이유 때문에 우라늄 기반 원전이 표준이 된 셈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안전성·자원·폐기물 문제 등에서 우라늄 방식의 한계가 드러나자 전 세계가 다시 토륨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이다.

■ 대한민국의 토륨 개발 상황은?
토륨은 이미 대한민국 정부 예산으로 미래 전략기술 과제에 포함되어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모래(모나자이트)에서 매년 350~400톤의 토륨 추출 가능하다.
광물 매장량의 10%만 써도 국내 원전을 토륨 원자로로 전환 가능하다.
즉, 한국도 자원 측면에서는 매우 유리한 편이다.
■ 토륨 원자로는 ‘핵무기 없는 원전의 미래’
토륨 원자로는 기존 원전의 3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다.
✔ 핵무기 위험 감소
✔ 사고 위험 감소
✔ 폐기물 문제 감소
그리고 토륨 원자로는 연료가 싸고, 안정적이다.
자원 편중이 적어 에너지 안보에도 유리하며 중국·인도·미국이 앞다투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아직 대규모 상업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번 중국의 “사막 실증 성공”은 전 세계 원전 산업에 매우 큰 이정표가 될 사건임은 분명해 보인다.
'■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바닷속에 감춰진 검은 황금, ‘망간 단괴(Manganese Nodules)’란 무엇인가? 채굴과 생태계 영향은? (0) | 2025.11.08 |
|---|---|
| 폐플라스틱 페트(PET)병으로 진통제(타이레놀)를 만든다? (0) | 2025.10.10 |
| 황산(H₂SO₄)에 철이나 고기를 넣으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0) | 2025.05.11 |
| 21C형 유전 희토류가 카자흐스탄 중앙의 카라간디(Karagandy) 지역에서 발견 (0) | 2025.04.17 |
| 상온 초전도체 미국 물리학회 APS에서 발표(이석배, 김현탁) / APS 회장이 한국 과학자(김영기)? (0) | 2024.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