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전기차로 달려가고 있다.
전기 배터리에 필요한 핵심 금속, 니켈·코발트·망간 같은 금속 자원은 이제 나라의 기술력과 경제안보를 좌우하는 자원이 되었다.
그런데 땅에서 캐는 자원은 한계가 있다.
특히 코발트는 콩고 등 특정 국가에 편중되어 있어서 공급망 리스크가 컸다.
최근 다시 주목받는 자원이 있다.
바로 바닷속 4,000m 심해에 널려 있는 검은 감자 모양의 돌.
이름은 망간 단괴다.
여기에 니켈, 구리, 코발트 등 40여 종의 금속 성분이 농축되어 있다.
말 그대로 ‘검은 황금’이다.

일본이 발표한 대규모 매장지
일본 오가사와라 제도 인근 심해에서 약 2억 3천만 톤 규모의 망간 단괴가 확인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본은 이 자원만 제대로 확보해도 코발트만 놓고 70년 이상 자급 가능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콩고에 의존하던 공급망을 바다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망간 단괴는 땅을 파는 방식이 아니다.
심해 로봇으로 감자를 ‘주워오는’ 방식에 가깝다. 그래서 기술만 안정화되면 기존 광산보다 효율이 높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이미 확보하고 있다?!
사실 망간 단괴 개발에 늦은 나라는 아니다.
대한민국은 1994년 국제해저기구(ISA)에 정식으로 탐사 광구를 등록하고 연구를 이어왔다.
현재 우리나라가 확보한 광구의 총량은 약 5억 6천만 톤 규모로 추정되며, 이는 100년 이상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또한 심해 채집 로봇 ‘미네로’를 독자 개발해 5,000m 심해에서도 채광 시연까지 성공했다.
즉, 단순 탐사 수준이 아니라 실제 채광 시스템까지 갖춘 상태다.

‘그럼 왜 지금 당장 캐지 않지?’
문제는 환경 영향과 국제 규범이다.
망간 단괴는 100만 년에 몇 밀리미터씩 자라는 매우 느린 광물이다.
즉, 한번 채굴하면 사실상 영구적으로 사라지는 자원이다.
또 심해 생태계는 아직 인류가 거의 이해하지 못한 세계다.
그래서 WWF를 비롯한 국제 환경단체들은 “이건 너무 빠르다”라고 경고한다.
여기에 국제해저기구(ISA)의 자원 개발 규칙이 아직 미완성이다.
2024년 내에 기본 규범을 정하고, 2025년에 국가들이 합의하는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즉, 지금은 ‘룰이 만들어지는 중’인 상황이다.
각국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일본 : 매장지 발표 → 2026년 상업화 준비
한국 : 광구 확보 + 채광 기술 보유 → 규범 확정 시 속도전 가능
노르웨이 : 북극 심해 채굴 시도 → 유럽 내부에서 환경 논쟁 발생
미국 : 국제해저기구에 가입 안 한 상태 → 필요하면 독자 개발 가능하다는 여지 남김
심해는 지금 새로운 ‘자원 전쟁의 프런티어’가 되고 있다.

바닷속에는 우리가 아직 다 알지 못한 어마어마한 자원이 잠들어 있다.
하지만 이 자원을 캐느냐, 보존하느냐는 단순 경제 문제를 넘어서 지구 생태와 미래 세대의 문제로 이어진다.
“우리는 이 바다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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