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와 부패, 같은 시작 다른 결과
요즘 건강과 음식 이야기를 하다 보면 반드시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그것은 바로 발효다.
된장, 고추장, 치즈, 요구르트, 김치처럼 우리 식탁에 익숙한 음식들 대부분은 발효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 발효라는 과정은 사실 부패와 매우 비슷하다.
둘 다 미생물이 음식 속 성분을 분해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뭐가 다른가?
결론부터 말하면 몸에 이로운 변화가 일어나면 발효,
반대로 해로운 변화가 일어나면 부패라고 부른다.
같은 미생물이라도 어떤 재료를 만나고, 어떤 상황에서 작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효모와 발효 ; 건강한 빵의 핵심
빵의 역사는 매우 길다.
사람이 곡식을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발효는 자연스럽게 발견되었고, 그 중에서도 효모(이스트)는 빵을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효모는 반죽 속에서 당을 분해해 이산화탄소를 만들어 반죽을 부풀게 한다.
이 과정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발효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다.
빵을 만들 때 사용하는 효모는 종류와 배양 방식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인공적으로 대량 생산한 효모를 쓰면 빵을 빠르게,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즉, 가공식품형 빵이 된다.
자연 상태에서 얻은 천연효모로 발효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소화가 더 잘되고, 맛과 풍미가 깊은 빵이 된다.
누군가 호떡을 만들 때 일부러 빨리 발효시키려고 유산균을 넣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유산균은 효모처럼 빵 반죽을 부풀려주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
발효는 미생물의 종류마다 담당하는 기능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막걸리를 넣어 만든 술빵이 있는 이유도 바로 이 효모 때문이다.
막걸리 속에 자연적으로 살아있는 효모가 반죽을 천천히 부풀려주는 것이다.

발효냐 부패냐를 가르는 기준
발효와 부패는 출발점이 같다.
모두 미생물이 음식 속 성분을 분해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그 결과가 몸에 이로운가, 해로운가에 따라 전혀 다른 이름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초산균은 식초를 만드는 대표적인 발효균이만 이 초산균이 막걸리 속에서 과도하게 증식하면 막걸리의 향과 맛을 변질시키는 부패균 역할을 하게 된다.
즉, 미생물 자체가 좋고 나쁜 게 아니라 환경과 재료에 따라 역할이 달라진다는 점이 핵심이다.
취두부와 청어 통조림의 사례
세계에는 먹는 사람은 먹지만 처음 맡으면 충격적인 냄새를 가진 발효 식품들이 있다.
- 중국의 취두부

- 스웨덴의 청어 발효 통조림(수르스트뢰밍)

이 음식들은 냄새만 보면 누가 봐도 부패된 음식처럼 보인다.
하지만 특정 조건 아래에서 진행된 발효가 맛과 단백질 분해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사례다.
결국 발효는 과학이자 문화이고, 냄새와 외형만 보고 판단할 수는 없다.
발효와 부패의 출발은 같지만 결과는 다르다.
몸에 이롭다면 발효, 해롭다면 부패다.
효모의 종류와 환경이 빵의 질을 결정한다.

천연발효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소화와 풍미가 좋다.
같은 미생물도 만나는 재료에 따라 역할이 달라진다.
예: 초산균은 식초를 만들 수도, 술을 망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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