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초화학/▷ 원소 이야기

헬륨(Helium)의 발견과 물리적 특징, 미래 에너지로서의 가능성(헬륨-3)

docall 2025. 11. 30. 20:22


헬륨은 풍선을 띄우는 가벼운 기체 정도로만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현대 과학기술의 핵심에 자리한 매우 독특한 원소다. 

헬륨의 발견 과정, 물리적 특성, 산업적 활용, 그리고 미래 에너지로서의 가능성까지 하나씩 정리해본다.

 

태양에서 먼저 발견된 유일한 원소


헬륨은 지구에서 발견되기 전에 태양에서 먼저 존재가 확인된 특이한 원소다. 

 



19세기 후반, 천문학자들은 태양 빛을 분광기로 분석하던 중 기존 원소에서 볼 수 없던 노란색 스펙트럼 선을 발견했고, 이를 새로운 원소로 판단해 ‘헬리오스(태양)’에서 이름을 따 헬륨이라 명명했다. 

이후 라듐 등 방사성 물질을 연구하던 중 실제 헬륨이 분리되며 지구에도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헬륨의 물리적 특징


헬륨은 지구에서 두 번째로 가벼운 원소로, 무색·무취·무독성을 지닌 비활성 기체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끓는점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 끓는점 : –268.8°C
- 고체화 거의 불가 : –272°C까지 내려가도 액체 상태 유지

헬륨이 고체가 되지 않는 이유는 원자 크기가 매우 작고 ‘영점 진동 에너지’가 커서 서로 달라붙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구상에서 헬륨을 고체로 만들려면 온도뿐 아니라 높은 압력까지 필요하다.

또한 헬륨을 들이마시면 목소리가 매우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는 헬륨 속에서 음파 속도가 공기보다 훨씬 빠르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흔한 실험이지만 물리학적으로 꽤 흥미로운 성질이다.

 

 

액체 헬륨과 초유체


헬륨을 극저온으로 냉각하면 액체 헬륨이 되는데, 이 상태는 과학자들에게 매우 특별한 연구 대상이다. 

액체 헬륨은 온도에 따라 마찰이 없는 유체, 즉 초유체(superfluid)로 변한다.

초유체의 대표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용기 벽을 타고 스스로 올라감
- 영구적으로 흐르는 소용돌이가 형성됨
- 마찰과 점성이 사실상 0에 가까움

이 성질은 초전도체 연구, 양자현상 실험, MRI 제조 등 첨단 산업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

 

 

 

지구에서 헬륨은 왜 부족해지는가?


헬륨은 우라늄·토륨이 자연적으로 붕괴될 때 조금씩 생성되지만, 지구 중력이 약해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로 빠져나가 버린다.

결국 지하 천연가스에 갇힌 소량의 헬륨만이 사실상 유일한 공급원이다.

문제는 산업 확대로 수요가 급증했고, 최근 몇 년 간 헬륨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고갈 위험이 가장 높은 원소”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헬륨이 사라지면 MRI 같은 필수 의료장비 유지에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자원으로 간주된다.

 

달에 매장된 미래 자원, 헬륨-3


헬륨에는 여러 동위원소가 있는데 그중 헬륨-3(He-3)는 과학계가 가장 주목하는 핵융합 연료다. 

지구에는 거의 없지만 달에는 상당한 양이 쌓여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 태양풍에는 헬륨-3가 포함되어 있다.
- 지구는 자기장이 태양풍을 막아버린다.
- 달은 자기장이 약해 헬륨-3가 그대로 표면에 흡착된다.

그래서 달의 얕은 표층(regolith)에는 헬륨-3가 고르게 퍼져 있고, 실제 탐사 과정에서도 그 존재가 확인되었다.

이 물질이 주목받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핵융합 시 방사능 부산물이 거의 없음
- 이상적인 청정에너지
- 적은 양으로도 엄청난 에너지 생산 가능

학자들에 따르면 달의 헬륨-3는 인류가 약 1만 년 이상 사용할 에너지량을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 

우주 개발 경쟁이 헬륨-3 확보 경쟁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미래 에너지로서의 가능성


현재 지구에서 가능한 핵융합 방식은 중수소 기반이지만, 효율이 높지 않고 기술적 난도가 높다. 

헬륨-3 기반 핵융합은 훨씬 높은 에너지 효율을 제공하며, 방사능 문제도 거의 없다.

문제는 지구에는 헬륨-3가 너무 적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주 산업이 발전할수록 달에서 헬륨-3를 채굴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헬륨은 단순한 풍선 가스가 아니라 첨단과학, 극저온 연구, 의료, 우주 개발까지 관여하는 특수 원소다. 

특히 헬륨-3는 미래 핵융합 에너지의 핵심으로 꼽히며 달 탐사의 주된 동기가 되기도 한다.

앞으로 헬륨은 지구뿐 아니라 우주 시대의 자원 경쟁을 이끄는 중심 원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