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초화학/▷ 원소 이야기

붕소(Boron; B)의 재미있는 발견 이야기와 붕소의 과학적 산업적 가치와 쓰임새

docall 2025. 4. 13. 18:25


붕소의 발견 – 세 나라, 두 팀, 하나의 원소


1. 붕소는 옛날부터 쓰였지만, ‘원소’로는 몰랐다
붕소는 고대부터 존재했다. 고대 티베트인과 페르시아인은 붕사(borax, Na₂B₄O₇·10H₂O)라는 흰색 결정체를 세정제나 유약으로 사용해 왔다. 유럽에는 중세 무렵 이집트를 거쳐 전해졌고, 유리공예나 금속 작업에 요긴하게 쓰였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은 그것이 어떤 '원소'의 화합물인지 몰랐다.
이 물질에서 붕소 원소를 추출하는 일은 1808년, 유럽의 두 과학자 팀이 거의 동시에 성공하면서 시작된다.

 



2. 프랑스: 게이뤼삭과 탕크르와의 실험
1808년, 프랑스의 화학자 조세 루이 게이뤼삭(Joseph Louis Gay-Lussac)과 루이 자크 탕크르와(Louis Jacques Thénard)는 붕사에 강한 금속을 작용시켜 붕소 화합물을 분해하려 했다.

그들은 금속 칼륨이나 나트륨을 이용해 붕사에 열을 가했고, 그 결과 암갈색의 고체 물질, 즉 붕소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물질은 순수 붕소가 아니라, 불순물이 섞인 혼합물이었다.

3. 영국: 험프리 데이비의 도전
같은 해, 영국의 천재 화학자 험프리 데이비(Sir Humphry Davy)도 붕소에 주목하고 있었다. 그는 전기분해법을 통해 여러 알칼리 금속을 추출한 전적이 있었고, 붕소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했다.

데이비는 붕산과 칼륨을 혼합해 전기분해를 시도했고, 비슷한 고체를 얻는다. 그는 이 물질을 ‘보론(Boron)’이라 부르며 새로운 원소로 선언했다.

 

 



4. 그래서 누가 진짜 발견자인가?
이 질문은 지금도 학계에서 의견이 나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프랑스 팀이 먼저 실험했지만, 얻은 붕소는 순수도가 낮았고,

데이비는 실험의 독창성은 높았지만, 역시 완전한 붕소는 아님

결국 현대적 의미의 순수 붕소는 훨씬 나중인 1892년 미국 화학자 와인트라우브(Wöhler)와 상트클레어 데빌(Deville)에 의해 정제되었다.

하지만 원소로서의 존재를 처음 인식하고 추출한 공로는 1808년 두 실험팀 모두에게 돌아간다.


붕소는 과학의 협업으로 태어난 원소


붕소의 발견은 경쟁이면서도 협업이었다.


프랑스와 영국,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이 결국 하나의 원소를 밝혀냈고, 그로부터 2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 붕소를 나노기술, 항암치료, 우주과학에까지 활용하고 있다.

과학은 결국 ‘누가 먼저’보다는 ‘어떻게 다가갔는가’로 남는다.

붕소의 발견 이야기는 그 점에서 참 멋진 과학사 한 페이지다.


◈ 원소기호 B – 지구와 인간을 잇는 다리, 붕소

화학에서 원소기호 B는 붕소(Boron)를 뜻한다. 

붕소는 독특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원자번호 5번으로 비금속이지만 고온에서 금속과 유사한 성질을 가진다.

주기율표에서는 13족 2주기에 속해 있는 준금속(반금속) 원소다. 

그리고 붕소는 다이아몬드나 흑연과 같은 다형체가 존재하여 구조에 따라 물리적 성질이 크게 달라진다. 우주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원소로 특히 성간물질에서 많이 발견되는 물질이다.

작고 가볍지만 존재감은 강한 이 원소는, 일상생활에서부터 최첨단 과학기술까지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붕소는 금속과 비금속의 중간적 성질을 지닌 준금속이다. 

자연계에서는 대부분 붕산(H₃BO₃)이나 붕사(Na₂B₄O₇·10H₂O) 같은 화합물 형태로 존재하며, 순수한 붕소는 매우 드물다.

특징적으로 높은 융점(약 2,300℃ 이상)과 경도, 전기절연성을 가지고 있어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이다.


◈ 붕소의 쓰임새

붕소는 그 자체로도, 또 화합물로도 아주 유용하다.

🔹 유리와 세라믹
붕규산 유리(보로실리케이트 유리, 예: 파이렉스(Pyrex))는 열충격에 강하고 화학적으로 안정해 실험실 유리기구나 오븐용 내열유리로 쓰인다.

🔹 농업
미량 필수 원소로, 식물의 생장과 번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붕소가 부족하면 식물의 줄기와 뿌리 성장에 문제가 생긴다.

🔹 핵기술
붕소는 중성자를 잘 흡수하므로 원자로의 제어봉 또는 방사선 차폐재로 사용된다.

🔹 반도체 및 재료과학
붕소는 탄소보다 살짝 작고 전자를 덜 갖고 있어서, 탄소 구조 내에 도핑하면 반도체 성질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초경합금(예: 붕화텅스텐)이나 초전도체, 열전재료 등 첨단소재에 쓰인다.

🔹 약품 및 생명과학
붕산은 항균성과 살균성을 띠기 때문에 안약, 피부약, 방부제 등에 활용된다.

최근에는 붕소 기반 항암제도 연구 중이다.

 

 

붕소의 쓰임새

 



◈ 붕소의 과학적·산업적 가치

🔹 가볍고 단단하면서도 열에 강한 물질

🔹 미량으로도 생물학적·산업적 기능을 수행

🔹 미래 재료과학 및 에너지 기술에서의 잠재력


붕소는 지구에서 보기 드문 ‘작은 거인’이다. 눈에 띄지 않지만, 우리 일상 깊숙이 존재하며, 과학기술의 미래를 지탱할 수 있는 힘을 품고 있다. 

고온에서 녹지 않는 유리부터, 반도체를 제어하고, 원자로를 안정시키는 데까지…
붕소는 단순한 화학 원소 그 이상이다.